어제 오후에 아이 반 아빠에게서 집으로 전화가 왔더라구요.

아이 생일이라고 장소랑 날짜 말해주시면서 와줄 수 있으면 답을 기다리겠다고

핸드폰번호도 불러주구요.

근데 제 아이가 다니는 학교가 프리스쿨부터 연결이 되어있어서 몇몇 아이들은

작년부터 알고 지내는 아이들이 조금 있거든요. 프리스쿨에서 킨더로 올라가면서

아이들이 좀 바뀐거죠. 근데 바이링구얼 학교라서 12/12명으로 클래스가 나눠지는데

초대를 한 아이는 저희 아이와 다른 반 아이예요.

저 역시도 처음 들어보는 아이 이름이라 제 아이에게 물었더니 이름을 알긴 하는데

눈치가 그리 친하거나한 사이는 아닌 것 같았어요.  게다가 마침 그 날 축구수업이

있는 날이라 참석불가능하다는 이메일을 보내려고 했구요.

(전화받은 날, 남편에게 이메일도 왔더라구요. 남편 이메일은 어떻게 알았는지....)

근데 오늘 아이를 픽업하러 학교에 갔는데 조금 일찍 도착해서 가방걸어놓는 복도에

적힌 아이들 이름을 주욱 훑어봤어요. 웬만한 남자아이들은 다 제가 아이들의 이름을

아는지라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보는데, 마침 어떤 아이아빠가 아들을 픽업하러 

왔는데, 그 아이자리의 가방을 챙기시더라구요.

(얼굴은 백인인데 전화받을 때 영어뉘앙스로 봐서는 네이티브는 아닌 것 같았어요.)

아이가 나오는데, 작은 체구에 얌전한...그런 느낌의 남자아이였어요. 클래스에서

있는지 없는지 존재감이 좀 없어보이는..조용한 그런 아이..아이아빠도 점잖고 착해보이셨구요.

아이를 잘 챙겨서 가시더라구요. 알고보니 픽업할 때 슬쩍슬쩍 얼굴만 아는 분이었었어요.

근데 집으로 차를 몰고 오면서 그냥 기분이 좀 이상해서 제 아이에게 물었어요.

너 누구누구 알지? 그 친구랑 친해? 잘 놀아? 하는 식으로 유도해서..

제 아이 대답이 알긴 아는데, 많이 놀지는 않는다고...그 친구는 항상 혼자서 논다고..

외로워보인다고...T T 내가 그 말을 듣는데 왜 가슴이 철렁해지는지...

5살 남자아이들을 키워보시는 분들은 이해하실 꺼예요. 이런 이야기들 가감없이 그냥

있는 팩트만 말하잖아요. 제 아들이 조근조근 누구누구는 play all by himself.. he looks lonely..

하는데 마음이 울컥해서 축구수업 빠지고 생일파티 참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제 아이는 성격이 좀 활발하고 좀 잘 어울리는 편이라 클래스 아이들 특히 남자아이들

친구가 많은 편이예요. 제 아들에게 혹시라도 리세스 시간이나 노는 시간에 그 친구가 혼자

놀고 있으면 다가가서 함께 놀자고 해보라고..친구라는 건 함께 노는거라고.. 좋은 친구가

되어주라고 이야기했는데..

그 아이와 한 반인 아이의 엄마를 아는데, 알고보니 그 엄마도 그 아이를 모르더라구요. T T

그 엄마의 아들도 말하기를 (생일주인공인) 아이를 알긴 하지만 같이 놀지는 않는다고...

보아하니 반 전체에 초대장을 돌린게 아니라 그 아이 아빠가 일일이 연락해서 몇 몇만 초대하는

것 같은 분위기예요. 시간대도 어중간하게 잡아서 아마 액티비티 때문에 아이들이 꽤나 빠질

것 같아서 제가 다 불안한 심정이네요.

축구수업 캔슬하고 생일파티 꼭 참석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