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반때부터 피아노 레슨을 시켰고요
지금은 몇달 있으면 5살이 됩니다.
중간에 한국 여행 석달 다녀온거. 그리고 선생님 한국 여행 두달 다녀온거
뭐 이래저래 계산하면 1년 좀 넘게 배웠어요.
그동안...정말 우리 딸 성실하게 피아노 연습 하고 (매일 30분씩)
아이가 실력이 날로 날로 늘어서 또래 같이 배우는 2살 많은 언니들보다 진도도 빠르고
또 피아노 치는걸 즐겨해서,  요즘엔 혼자 피아노에 딸린 씨디를 들으면서 진도를 빼기 시작.
제가 깜짝 놀랄만큼 어려운 곡도 혼자 즐겁게 치곤 합니다. 정말 피아노 치는걸 재미있어해요.

근데 올해 들어서...
선생님이 일주일 한번 45분 레슨 하고 가시는데
선생님 앞에서 피아노를 치지 않아요.
저희 딸이 울트라 캡숑으로 샤이한 아이 인데
안치는 이유가 첫째. 선생님 앞에서 치는게 부끄럽고
둘째. 주변 친구들은 배우는애가 없는데 왜 나만 이렇게 배우냐. 나도 팽팽 놀고 싶다. 레슨 받을때 피곤하다.
셋째. 자긴 배우지 않아도 혼자서 칠수 있다.

이렇게 요약을 해서 말을 하더라고요.
후유...정말 아무리 타이르고 혼도 내보고 했는데 결론을 다시 원점이에요.
선생님은 좀 쉬는게 낫겠다고 하는데
전 저희 애가 이걸 빌미로 '아 내가 선생님 앞에서 안치고 있었더니 내 방법이 먹혔구나' 뭐 그런 생각을 주는게 싫고
꾸준히 계속 배웠으면 좋겠거든요.
피아노 치는게 싫은것은 아닌데 레슨을 받고 싶지 않다고 하니 정말 속이 답답해요.
선생님이 싫은건 아닌데 부끄럽다고 하고...

선생님은 좋으세요. 그런데 제가 곰곰히 오늘 생각해보니, 선생님이 완벽주의 성향이 있으셔서
칭찬을 많이 하시는 스타일은 아니거든요.
근데 우리 딸이 제가 보니까 잘한다 잘한다 이렇게 추켜세워줘야 신나하는 스타일인데
자긴 나름 잘 친다고 쳤는데 선생님은 미세한 부분도 지적하시니까 그런게 싫었나 싶기도 하고.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제가 그럼 엄마한테 배울래? 했더니
"엄마한테? 엄마 가르쳐 줄수 있어?" 하고 묻는거에요.
그래서 제가 "글쎄...공부를 좀 해야겠지. 이젠 너가 하는 진도가 마냥 쉽지는 않아서.." 하고 말끝을 흐렸는데
솔직히 좀 저도 모르겠더라고요. (어렸을떄 체르니 30번까지 배웠음에도 불구하고...쩝)

전 저희 애가 성실하게 꾸준히 했으면 좋겠는데
지금 막 이제 좀 악보 보면서 곡 다운걸 치고 있는데, 이렇게 나오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참고로 지금 배우고 있는 수준은 피아노 어드벤쳐 2A 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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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물어보길 너무 잘했네요.
저 정말 이번달 들어서 아이가 저렇게 나오는데 너무 지치고
선생님 얼굴 뵙기도 완전 민망했거든요.
근데 너무 지혜로운 의견들 주시니까 정말 빛을 만난 기분처럼 감사하고 기쁘네요. 감사해요~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