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왔지요.
수백향이 우아 운치만 있는게 아니라 그와중에 개그도 있어 빵빵 터진다는...
너무 고풍스럽고 우아하고 운치있고 고상해.
진짜 사극이, 그것도 왕실 배경으로 한 사극이, 무려 일국의 태자와 궁녀 사이의 연애가 이 정도는 되야지.
난 작가한테 너무나 감탄스러운 게 품격 있고 조용하면서 힘과 결기, 각 캐릭터들의 성격을 생생히 담아낸 대사들도 그렇지만,
이렇게 왕실, 왕실의 문화, 왕족을 품위 있고 격에 맞게 그려낸다는 거야.
내가 일부러 타드라마 비교하는 건 아니지만.. ㅈㅇㅈ 사랑에 살다 보면서 기겁했거든.
무슨 대비라는 사람이 시장바닥 아줌마보다 더 교양없질 않나, 양반가 자제들 말투가 시정잡배스럽질 않나,
그나마 모란과 작약 비유해서 장옥정, 인현왕후 신경전 벌이던 건 '후궁견환전' 표절이지 않나..
다른 퓨전사극이랍시고 나온 것들도 마찬가지라서, 왕이 왕답게, 신하가 신하답게, 궁녀가 궁녀답게 말하고 행동하는 꼬라지를 못봤어.
그런데 수백향은 달라. 작가의 의도 자체가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구현하는 왕, 왕족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왕족들이 그냥 부귀영화를 누리는 게 아니라 그에 걸맞는 책임의식을 갖고 품위를 지킬 줄 알아.
언어구사만 봐도 그렇고, 다과연 때 가끔씩 나오는 시 읊기 등..
물론 그들도 사람이니 니나노판으로 놀 때도 있겠지만, 고대의 왕족이니만큼 겉으로 보이는 품위와 고상함이란 덕목을 절대 나몰라라 할 사람들이 아니거든.
어제 다과연 때도 시경에 나오는 구절을 이어서 읊는 거 보면서, 내가 한드에서 이런 장면들을 보다니..ㅠㅠ 하며 감격했다니까ㅜㅜ
설난이랑 명농이 연애하는 것도.. 한 2회 정도 스킨쉽에 몰두해 꽁냥꽁냥 거리는 거 보여줬다면,
이제쯤 정신 차리고 좀 더 정신적이고 고차원적인 연애질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지ㅎㅎㅎ
마주 보는 것도 사랑이지만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도 사랑이잖아?
만일 명농이가 죽어라 키스, 포옹 이런 거에 미쳐갖고 설난이만 보면 껴안고 뽀뽀하고 그러면 첨 볼 땐 좋지만 자꾸 보면 질리지 않겠어?
암만 처음 하는 연애질에 정신줄 놨대도 명농이 답지도 않고 말야.
역시나 작가님은 그런 것도 이미 감안을 해서 다음회엔 설난 명농이 나란히 어깨 맞대고 글 쓰는 거 보여주네.
뽀뽀나 키스도 좋지만 저런 거에 더 가슴 설레고 아련하고 애틋하고 그래..
서로가 같은 취미를 공유하며 같이 얘기하고 같이 글 쓰고..
그러면서 서로와 공유하는 부분이 점점 더 커져가겠지.
아마 설난이도 명농이랑 글 쓰면서 점점 연습하다보면 글씨체까지 명농이 닮아갈지도...(<-이건 '보보경심' 본 횽들만 이해할 멘트ㅋㅋ)
그렇게 서로서로 자기가 가진 것들을 나누고 서로 닮아가는 모습들이 점점 보여질 거 같아 기대되고 설레면서 슬퍼...ㅜㅜ
덧. 사진은 보보경심의 주인공 4황자와 약희 커플.
예고 본 순간에 딱 저거 생각나더라.
약희는 4황자가 선물한 글귀를 연습하며 그의 글씨체를 점점 닮아가.
저 장면은 실제로 같이 글 쓰는 건 아니고 약희의 상상. 혼자 연습하며 4황자가 자기 옆에 있는 듯 느낌..
근데 둘이도 결국 서로에게 온갖 상처 다 주며 파작났지......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