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전형화 기자]

양우석 감독의 '변호인'이 개봉 전부터 불어 닥친 각종 논란을 딛고 900만 관객을 동원했다. '변호인'이 900만명을 동원하기까지 겪은 각종 논란을 정리했다. 논란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은 결국 이 영화에 응답한 관객이었다.

1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변호인'은 지난 12일 31만 1147명의 관객을 동원해 일일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 926만 3985명이다.

지난달 18일 전야개봉한 '변호인'은 공식 개봉일 기준 3일 만에 100만, 5일 만에 200만 관객을 모으며 빠른 속도로 관객을 모았다. 이후 개봉 12일 만에 500만, 19일 만에 8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파죽지세를 자랑했다. 25일만에 900만명을 넘어선 '변호인'은 '관상'을 제치고 역대 한국영화 흥행 톱10에 들어섰다.

'변호인'은 용공조작사건에 휘말려 법정에 서게 된 단골 국밥집 아들의 변호를 맡게 된 속물 세법 변호사 송우석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송강호 김영애 곽도원 오달수 임시완 등이 출연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인권변호사로 입문하게 된 계기였던 부림사건이 모티프였다.

'변호인'은 아직도 뜨거운 감자인 고 노무현 대통령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영화 개봉 전부터 숱한 말들이 쏟아졌다. 기자시사회를 하기 한참 전 조선일보 온라인에서 기자이름도 없이 주인공 송강호가 급전이 필요해서 '변호인'을 했냐는 기사가 올라왔다. SNS에서 화제를 모은 이 기사는 급기야 기자시사회 간담회에서 미디어오늘 기자가 송강호에게 "정말 급전이 필요해서 했냐"고 물어 우회적으로 비난하는 해프닝도 일었다.

송강호는 '변호인'이 900만명을 동원해 지난해 개봉한 영화 '설국열차' '관상', 그리고 '변호인'까지 세 작품이 모두 900만명을 넘어서는 신기록을 세웠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사실을 관객이 입증한 것.

'변호인'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소재를 다룬 '26년' '천안함' '남영동 1985'처럼 영화 개봉 전 평점테러에 시달렸다. 영화를 보지도 않은 일부 네티즌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악의적인 평점을 쏟아낸 것. 극우 지역감정 조장사이트 일베에선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빗대 '변호인' 평점을 5.18대로 만들자는 움직임도 일었다. 역시 관객의 힘으로 포털사이트 평점이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변호인'은 개봉 2주차에 대규모 예매 취소 사태라는 루머가 나돌았다. 영화계와 SNS 등에선 일부 극장에서 누군가 '변호인'을 대규모로 예매 했다가 상영 직전 취소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급격하게 퍼진 것.

앞서 인권영화 '어떤 시선'이 누군가 티켓 상당수를 예매했다가 상영 직전 취소하는 일이 벌어졌기에 '변호인' 측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와 관련해 '변호인' 측은 각 극장들을 상대로 진상을 파악했지만 티켓 예매 취소 사태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후 '변호인'은 연말연시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다. 1월1일 67만명을 동원, '아바타'를 제치고 역대 1월1일 최고 관객 동원 기록을 세웠다. 순항하던 '변호인'은 900만 돌파 직전 불법 영상 유출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누군가 극장에서 불법적으로 캠코더에 영상을 찍은 뒤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놓은 것. '변호인' 투자배급사 NEW 측은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며 강경대응을 선언했다. 상당수 네티즌들은 '변호인' 불법 영상 소식을 접하자 오히려 삭제할 것을 요청하는 등 양식 있는 행동을 하고 있다. '변호인'을 다시 관객이 지켜주고 있는 것.

'변호인' 양우석 감독은 데뷔 감독인데도 불구하고 인터뷰를 고사하다가 800만명을 동원하자 비로소 언론사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이 영화는 만들어지기 전부터 많은 오해와 편견이 자리 잡고 있었다"며 "혹시라도 내 인터뷰 때문에 영화가 어떤 프레임으로 규정지어지면 오해와 편견을 깨뜨리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미도' 이후 '괴물'까지 한국 천만영화는 숱한 논란과 사회적인 화제 속에 관객을 동원했다. 반면 '해운대'부터 이후 천만영화는 특별한 논란 없이 영화적인 재미로 천만 관객을 맞았다.

'변호인'은 전자다. '변호인'은 이번 주말 2014년 첫 천만영화로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변호인'에 얼마나 많은 관객이 더 응답할지, 흥미롭게 지켜볼만하다.

전형화 기자aoi@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