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사업가 마이클 쉰켈이 자신의 주거용보트에서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그는 암스테르담에 있는 자신의 새 주거용보트를 개조하는 데 7만8,000달러를 쏟아부었다. 한때 네덜란드와 발틱해를 오가며 화물을 운송하던 1892년식 네덜란드 화물선을 개조해 만든 주택으로 현재 암스텔강의 부두에 정박해 있다.

육지가 귀한 암스테리담에서 아파트를 대체할 멋진 주거지로 주거형보트가 다시금 각광받고 있다. 암스테르담 곳곳의 운하와 호수, 강을 최대한 활용한 수상 주택이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은 역사적인 도심 운하에 위치한 수상 주택.

2년 전 위트레흐트에서 이사온 쉰켈(38)은 “전해 비해 주거용 보트가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한때 히피족의 노후한 불법 거주지를 연상시켰던 주거용 보트가 보트를 구매할 만한 경제력을 갖춘 “젊은층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보트 안에서의 삶이 주는 흥미진진한 매력 때문이다. 현재 암스테르담 당국에서도 역사적인 화물선(사진)들을 거주용으로 개조하는 것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수상 주택은 보통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한때 보트로 사용됐었던 쉰켈의 주거용 보트와 같은 ‘운칩(woonschip)’이며, 다른 하나는 주로 콘크리트로 된 부유(浮游) 플랫폼 위에서 건조된 바지선 같은 ‘우나크(woonark)’다. 운칩은 반드시 항해 적합성을 유지해야 하며 매 5년 정도마다 검사를 받아야 한다. 우나크는 물살에 따라 위아래로 까닥거리는 정도의 움직임은 있으나 그 외에는 가만히 정박되어 있는 수상 주택이다. 사진 속 주택은 우나크.

지난 10년 사이 새로운 카테고리가 하나 더 추가됐다. 바로 ‘부유(浮游) 주택’이다. 육상 주택에 적용되는 엄격한 규정에 따라 건축된 견고한 형태의 고급 수상 주택이다. 사진은 에이뷔르흐에 위치한 부유 주택으로 암스테르담 건축가 말리에스 로머가 설계했다.

수상 주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중부 암스테르담의 수상 주택 물량은 사실상 동결된 상태에 머물러 있다. 1970년대 암스테르담 당국은 계류장의 수를 제한하는 등 도시 경관을 해치는 주거용보트를 규제하는 조치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암스테르담의 주요 운하 벨트에 조성된 수상 주택들이 수많은 손바뀜을 겪기도 했다.

현재 암스테르담 주거용 보트 시장은 침체기에 있다. 암스테르담을 비롯해 네덜란드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경기 불황의 여파다

에이뷔르흐에 위치한 부유 주택. 에이뷔르흐의 많은 부유 주택(1,200~1,600제곱피트 규모)들이 건조가 완료되기도 전에 판매됐다고 부동산 개발자 톤 반 나먼은 말한다. 가격대는 52만 달러에서부터 65만 달러까지 다양하다. 그는 2010년 이후 가격이 10% 정도 빠졌지만 부유 주택은 네덜란드에서 틈새 시장인 만큼 매력적인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요즘 가장 각광받고 있는 부유 주택의 형태. 암스텔강에 위치한 집이다. 암스테르담의 신생 건축 회사 +31아키텍츠(+31Architects)가 금융권 종사자 두 명의 의뢰를 받아 설계했다. 2010년 완공된 이 집은(면적: 2,150제곱피트) 꼭대기에 침실 2개, 욕실 1개, 개방형 부엌 1개가 딸려있다.

+31아키텍츠에서 설계한 실내 인테리어. 회사 대표인 재스퍼 수아소 데 리마 데 프라도는 “우리는 주거용 보트도 멋질 수 있다는 것, 건축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31아키텍츠는 이 건설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고급 수상 주택을 짓기 시작했다. 3세대를 아우르는 두 가구가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공동 테라스 공간에서 서로 만남을 갖기도 한다

이 테이블은 부유 주택에 사는 한 거주민이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 것이다. 새롭게 도색한 나무 널빤지를 조립해 만든 창의적인 작품이다. 건축가 수아소는 수면의 불빛이 테이블 표면 위로 반사되는 모습을 보다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