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쁘면 장땡이라는 말에 격하게 동의 합니다. 그런데 반대인 제 친구의 경우가 있어요...참 이해 하기 힘들거든요.

제 친구는 고딩때 부터 친군데요. 말 그대로 너무 이쁩니다. 담임 선생님이 탈렌트 해보라고 연영과 가라고 추천 까지 해 줬거어요. 그렇게 추천을 할땐 춤 노래 등 끼도 있었기 때문이죠. 그애는 그때 당시 학교 끝나면 주로 도장에가서 운동을 했어요. 초딩때 부터 태권도, 합기도, 유도, 검도 등 ....대학 졸업 후엔 총 8단 정도였으니 40초반된 지금 그대로 갔으니 합이 20단이 넘을겁니다.

근데 얘는 자기가 예쁘다는걸 전혀 모르고 사는것 같았습니다. 일례로 고딩때 이대앞 신발가게 앞에서 구경 할때였어요. 근데 갑자기 젊은주인 남자가 뛰어 나오더니 연예인 누구 아니나며 많이 닮았다고 하니 얼굴이 굳어서 아무말도 않고 나중에 그러는겁니다. 저쉐끼 저런식으로 장사하냐? 자기 신발 혹시 만질까봐 저러는거냐? 이러면서 진짜로 짜증을 내고, 화이트데이땐 사탕 한자루를 교실에 가져와서는 야 사탕먹어라 하며 던져 주더라구요. 어서 났나고 하면 00고 어떤 넘이 주드라...하며 전혀 으쓱해 하는 표현을 안하더군요. 대학교3학년 여름방학때 미국 어학연수를 함께 다녀왔는데 비행기 안에서 였어요. 제 친구는 그때쯤 미모가 절정에 다다를 때였나봅니다. 그앤 나름 꾸미기도 했고 키도 168에 얼굴이 확 띄는 스타일이었는데 제가 봐도 너무 잘생긴 남자애가 계속 뒤를 돌아 제 친구를 쳐다봤습니다. 분명 제 친구가 너무 이뻐서 쳐다보는게 확실한데도 제 친구도 그 시선을 느꼈는지 막 기분나빠 하면서 내가 뭘 잘못했냐? 이렇게 묻더군요... 물론 함께 다니다 보면 얘를 쳐다보는 느낌을 전 온몸으로 느끼는데 정작 얘는 자기가 예뻐서 쳐다본다는걸 모르더라구요. 그래서 아마도 제가 이 친구를 그렇게 미워하지 않았던것도 있구요.

여기까진 그냥 이친구의 성격을 적은겁니다. 그냥 이쁜애가 그걸 못느끼는 성격 이런거구요.

얘는 어릴때 부터 싸움을 무척 잘 했습니다. 아마도 그냥 자신이 여자란걸 잊고 사는듯 했어요.

여기까지도 이해가 가요...어릴때 여자애 중에 그냥 남자애 같은...

그런데 공부도 괜찮게해서 00공대에 다니던 시절인데 운동도 너무나 좋아하고 잘해서 무술을 생활처럼 늘 해왔었어요.

근데 대학 1학년때 대학에 진학한 친구들이 모여 나이트에 갔습니다. 신나게 노는데 머리도 길고 키도 크며 얼굴도 무지 이쁜애가 춤을 추니 자연히 남자들이 모이게 되었어요. 우리가 그때 4명이었고 남자들 대여섯명쯤 되는 애들이 자꾸만 친구 한테 찝적거렸어요...처음엔 제 친구가 그냥 눈으로만 쏘아 보며 불쾌함을 나타냈고 제 친구 무리중 한 애와 시비가 붙었습니다. 우리 친구가 뭐야....씨~ 이러니까 남자애가 에이~' 못생긴게...  이렇게 되니까 제 친구가 성질을 못참고 싸움이 붙었습니다. 제 기억 상으론 제 친구가 먼저 기선 제압을 하려고 아주 쎈 욕을 퍼부었습니다. 이러다가 몸싸움으로 번져 두세명 정도를 엄청나게 두들겨 패고 지도 얻어맞고...난장판이 벌어졌습니다. 우리 새가슴 친구들은 가슴이 벌렁벌렁거려 악만 쓰고 도움을 청했는데 제 친구는 기어이 집중적으로 한넘의 코피와 팔을 꺾어놓고 경찰서에 가서 조서까지 받았죠. 그 남자애들도 그닥 나쁜애들이 아니어서 여자애들을 상대로 싸우려하기 보단 말리는 편이었고 제 친구는 자기 친구한테 상처준 그 놈을 욕으로 응징하려다가 일이 커져버리게 된거죠. 이것 뿐이 아닙니다. 이쁘니까 미팅같은데 가서도 이쁜척 하면서 가만히 있어도 될것을 같이 술먹고 남자들까지 업어서 택시잡아주고 밤길에 걍 놔두면 안된다고 일일이 남녀 뒷치닥거리까지 다 해주더이다... 외남내녀...그말이 딱 맞는것 같아요. 겉은 너무 이쁜데 속은 상남자 였거든요.

가끔 그애가 부럽기도 하고 든든하기도 하지만....

결혼해서 사는것 보면 마음이 찢어질것 같습니다.

공대 나와서 좋은 직장 다니고...운동 많이하고 싸움도 잘하는 그 애가 너무 힘들게 살고 있거든요.

고딩때 친했던 우리 사총사 중에 제일 예뻐서 시집 잘 가서 제일 잘 살 줄 알았는데 그 좋은 혼사자리 다 뿌리치고 지가 좋아 쫓아다닌 그냥 우리 눈에 차지도 않으신 남자분과 결혼해서 남자분은 살림하고 제 친구가 낮에는 건축설계하고 저녁엔 운동 가르치며 하루 13시간 죽노동에 시달리며 살고 있습니다. 시어머니 모시며 시집살이도 마다 않구요....ㅠㅠ

우리 나머지 셋은 얼굴은 그애보다 예쁘진 못하지만 남편 벌어다준 돈으로 그래도 여유있는 축에 살고 있거든요.

지금도 가끔 만나면 돈도 지가 내려 하고 노래방가서 놀다가 늦으면 지가 택시 잡아주고 택시 번호까지 적어놓고 함께 술먹다가 누구하나 술취하면 지가 업어다 주고...지금도 우리 넷 만나면 제일 키크고 스타일 좋고 이쁜데 그앤 우리의 든든한 남자친구 같은 느낌이 듭니다....아마 그애가 얼굴값한다고 이쁜척하고 그랬다면 지금까지의 우정이 지속 되었을까 생각이 듭니다.  암튼 그 친구 언젠간 어느누구보다 편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 여자 예쁘면 장땡이다 - 이말에 격하게 동의 하지만 제 미련하고 예쁜 친구만은 예외란 생각이 드네요.

-------------------------------------------------------------------------------------------------------------------------------------------------------------

네,.... 저도 그 친구 지 얼굴 자랑하며 쉽게 살지 않는 우직함에 늘 존경스러웠는데 얼마전 제가 한국 갔을때 만났거든요. 같이 술마셨는데 그땐 완전 머리 커트치고 정말 남자같았어요. 뭐랄까. 커피프린스에 나오는 그 남장여자 있죠?

딱 그런 스타일로 나타나서 술마시다가 그러는거에요...~~~ 야...그때 우리 대학 졸업하고 나 따라다니던 의과대생 있지? 걔 잘 산대냐? ~~ 에이~~ 그때 그냥 그넘 말 듣고 걔랑 결혼 확 할걸 그랬나?....쒸~~ 하면서 고개 숙엿는데 꼭 우는 것 같았어요. 한동안 말없이 고개 숙이고 있는데 우리 친구들 진짜 가슴 찢어져 내리더라구요. 벌써 결혼한지 10년이 흘렀는데 우리들 그친구 한테 처음 그말 듣고 눈물나서 혼났어요. 그날 처음으로 우리들이 그애 택시잡아서 집까지 데려다 줬습니다. 많이 힘들어 보여서 지금도 눈물나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