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공간을 꿈꾸던 아빠가 두 아들을 위해 집을 지었다면, 과연 어떤 모습일까? 서진이와 지후의 집 서후재는 알록달록한 소품이나 장식 없이 공간 구성과 동선으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을 늘린, 아빠의 배려가 두텁게 깃든 집이었다.

블랙 컬러와 우드가 모던하게 조화를 이루는 외관. 외장에 사용한 자재는 컬러 패널로 보통 집에는 잘 쓰지 않는 고급 자재다. 실제로 주변 집은 대부분 화이트나 회색인 데 비해 블랙 컬러인 서후재는 판교에서도 눈에 띄었다.

소파와 테이블만 두어 깔끔하게 인테리어한 2층의 거실.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로, 2층의 층고를 높인 공간에 아이들을 위한 다락방과 세탁실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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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컬러와 자작나무를 메인으로 연출하고 안방과 아이 방에만 약간의 컬러를 주었다. 안방은 안락한 분위기를 위해 그레이 컬러로 페인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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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욕실은 온대용 씨가 가장 신경 쓴 공간으로 침실 크기에 비해 매우 넓게 만들고 큰 욕조를 넣었다.

모든 기능을 벽 속에 숨긴 미니멀 하우스

온대용, 박준희 씨의 집에 처음 방문했을 때, 사람이 사는 집이라기보다는 전시하기 전의 갤러리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각각의 공간에 꼭 필요한 가구 몇 개, 예를 들면 거실에는 소파, 침실에는 침대만 있을 만큼 깔끔 그 자체였고 벽에는 그림 몇 점 외에 시계도 걸려 있지 않았기 때문.

"집짓기는 저의 오랜 소망이었어요. 이전에는 아파트에서 살았는데 아들 둘을 키우다 보니 집이 금방 지저분해졌고, 층간 소음 때문에 이웃과도 사이가 안 좋아지곤 했었죠."

깨끗한 집에서 편안하게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아빠, 온대용 씨는 2년 전 판교에 땅을 구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집짓기에 대한 로망을 실현하기 시작했다.

이전의 아파트에서는 생각할 수 없었던 군더더기 없는 인테리어를 시도해보기로 마음먹고 모든 공간의 콘셉트를 미니멀하게 잡고 연출했다. 벽은 화이트 컬러와 자작나무로 마감했고 몰딩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또 수납은 물론 조명과 에어컨, 커튼까지 모두 벽 속에 숨겼다.

"수납은 최대한 붙박이장으로 했고 에어컨도 바람이 나오는 통로만 천장에 일직선으로 뚫었어요. 조명은 '바리솔'이라고 하는 천장과 일체형인 제품을 선택해 따로 돌출되는 부분이 없도록 했고, 커튼 대신 모두 화이트 컬러의 블라인드를 선택했죠."

장식적 요소에 들어가는 인테리어 비용 대신 숨기는 데 더 많은 수고와 지출을 한 덕분에 늘 이사 온 듯 깨끗한 집에서 살 수 있게 되었다.

아이 방과 중정, 안방이 일직선으로 통해서 가족이 늘 소통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어디서든 아이들을 바라볼 수 있도록 감싸는 구조

미니멀한 인테리어가 아빠의 취향을 담은 것이었다면, 공간 구성과 동선은 오롯이 두 아들을 위해 설계했다. 집을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중정을 감싸는 ㄷ자 형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노는 공간으로 마련한 중정을 집 어디에서든 바라볼 수 있는 곳에 두고, 창문을 열면 언제든지 두 아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안방과 아이 방은 서로 마주보는 곳에 위치시켰다.

또 거실과 다이닝룸을 1층이 아닌 2층에 마련한 것도 가족과 함께하는 공간에서 더욱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한 아빠의 배려다. 옥상에는 아이들을 위해 다락방을 만들어주었는데, 숨어 있기 좋아하는 형제는 다락방에서 함께 책을 읽기도 하고 낮잠을 자기도 하며 매우 즐거워한다고.

큰아들 서진이와 둘째 아들 지후의 이름에서 딴 서후재라는 예쁜 집 이름은 두 터울 후, 깃들 서, 두터움이 깃든 집이라는 뜻이다.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은 집에서 앞으로 가족의 사랑이 더욱 두터워질 일만 남았다.

2층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아이들을 위한 공간인 다락방이 나온다.
냉장고, 수납장 모두 일체형으로 제작한 시스템 키친. 왼쪽 문을 열면 실제로 요리할 때 사용하는 또 하나의 부엌이 숨어 있다. 맨 앞에 있는 작은 기둥은 터치하면 올라오는 콘센트.

심플한 가구들은 리모드 에서 제작한 것. 레몬 컬러 소파는 가리모쿠 제품. 쿠션은 마리메꼬 , 꽃병은 KARE 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