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거인,

어느 유머 게시판이건, 티비 예능 프로건, 술자리건,

한국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면 어디서나, "진격의 거인" 이야기 뿐.

애니를 그렇게 좋아하던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제목 자체가 뭔가 너무 전투적인 느낌에 여자인 저로서는 별로 흥미를 가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1편을 본 순간, 앉은 자리에서 11편까지 내리 보게 되더군요.

원작자의 극우적인 발언이 불매운동을 일으킬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분도를 사게 하였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작가의 정치적 성향과 작품의 예술성을 분리하는 편입니다.

즉, 작품에서 "작가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느냐." 와 "내가 무엇을 느끼느냐."가 분리된다고나 할까.

지극히 개인적인 성향이니 돌팔매질 없으시길.. ^^  

인간을 포식하는 거대생물 "거인"의 침공에 존망의 위기에 처하는 인류.

그들을 막기 위해 높은 벽을 세 겹으로 두른 마을

벽 밖의 세계에 대한 동경.

그리고 생존해 나가는 인간 군상.

이 모든 요소는 회가 거듭될 수록 실제의 우리 세계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었고, 가끔 그 연결점을 찾는 순간, 그것이 너무나 극명하게 묘사되는 순간, 소름이 끼치고 혼자 짝짝짝, 박수를 치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강인한 정신력.

육체적, 기술적인 강인함

빠른 두뇌회전.

각각의 장점을 지닌 주인공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각각이 가진 나약함과 한계를 인식하는 과정,

그리고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모습 또한

세 명의 모습이 하나의 인간상으로 모아지며, 내 안에 일어나는 세 개의 모습,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이사야마 하지매, 작가의 첫 연재작이라고 합니다.

과연 그의 두뇌는 어떤 구조일까, 정말 궁금해지게 하는 작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