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청년층, 부모보다 수입 늘 확률↓ '아메리칸 드림' 어려워..스탠포드 연구진 발표

【워싱턴 = AP/뉴시스】차의영 기자 = '아메리칸 드림'은 이제 이뤄지기 어려운 '꿈'에 불과한 것인가. 미국의 청년들이 자기 부모세대 보다 더 많은 수입을 벌어들일 확률은 최근 몇 십년동안 바닥으로 추락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계층상승의 동력이었던 아메리칸 드림이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스탠포드 대학의 경제학자 라지 체티교수를 비롯한 5명의 연구팀이 8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984년 출생 미국인 (22세)중에서 30세에 이르러 벌어들이는 수입이 자기 부모가 그 나이에 번돈보다 많았던 사람은 절반에 불과했다. 이는 1940년도의 92%에 비하면 엄청나게 떨어진 확률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렇게 된 원인은 두가지이다. 첫째 소득격차가 크게 벌어져, 경제성장이 늘어날 때에도 미국인들중 부모보다 더 많은 돈을 받는 사람이 크게 줄었다. 두번째는 연간 경제성장 자체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35년간에 비하면 훨씬 낮아서 1980년 이래 계속 부진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 아메리칸 드림의 높은 동력을 얻으려면 경제성장과 보다 균등한 소득 배분이 필요하다"고 체티교수팀은 주장하고 있다.

저성장과 경제적 기회불균등에 대한 우려는 2016년 대선 선거운동에도 작용했다. 많은 유권자들은 자녀들이 자기들보다 더 나은 임금을 받지 못할 것으로 염려하고 있었다. 역으로 젊은 유권자들은 부모세대만큼 잘살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유는 임금인상은 거의 답보상태인 반면에 주택, 건강보험, 학자금 융자등 모든 비용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들은 미국 전역이 다 그렇지만 특히 미시간주와 인디애나 주같은 트럼프 지지기반인 러스트 벨트지역은 더 그렇다고 말한다. 연구팀의 조사 결과 2차세계대전 후의 경제성장과 고른 소득분배로 1940년생이 30세였을 때 부모보다 수입이 많은 경우는 92%에 달했다. 공동연구자인 하마드 대학의 나타니엘 헨드렌 교수는 "전후 시대의 성장 패턴은 훌륭했다. 성장률이 높은 것에 그치지 않고 소득 배분이 균등하게 이뤄졌던 시기였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민들중 가장 저소득층 10%의 경우에도 1940년생의 94%는 30년 뒤에 부모의 소득을 능가했다. 그것이 1980년생의 경우 30세인 2010년의 소득이 부모보다 나은 경우가 70%로 줄었다.

중산층의 경우는 더 심해서 1940년생은 1970년에 부모보다 수입이 나은 사람이 93%였는데 1980년생은 30세때 부모보다 많인 번 사람이 45%에 불과했다.

가장 부유한 계층의 경우에는 1940년 최상위 소득계급 10%의 가정에 태어난 사람이 1970년에 이르렀을 때 부모보다 수입이 나은 사람이 90%였다가 1980년생의 경우는 33%로 줄었다. 부유층 가정의 자녀일수록 부모들을 능가하기가 어렵다는 걸 보여준다.

결국 부유층이든 빈곤층이든 모든 사람들이 부모보다 많이 벌기가 어려워지면서 양극화 문제는 어느 정도 희석되는 면이 있다고 헨드렌교수는 말했다. 모든 사람이 수입감소를 경험하니까 양극화는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1980년에 최저 계층의 50%는 연소득 1만6000달러였으며 지금도 비슷한 액수의 소득을 올리고 있어 소득증가에 정체를 보이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