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가짜 뉴스의 대유행(epidemic)에 맞서 의회가 초당적으로 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클린턴은 8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 내에서 열린 해리 히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은퇴 기념식에 참석해 가진 연설에서 가짜 뉴스의 심각성에 대해 토로했다. 클린턴은 "이것은 정치 또는 정파가 아니라 생명이 위험에 처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4일 워싱턴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이 피자가게 뒷 방에서 아동 성매매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는 가짜 뉴스를 진짜로 믿은 한 남성이 총을 가지고 문제의 피자가게 '코멧 핑퐁'을 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자신이 직접 아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나섰다고 경찰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자게이트'란 이름으로 불리는 이 가짜 뉴스 사건은 7일 뉴욕으로까지 확산돼, 이번에는 브루클린에 위치한 화덕피자 음식점 '로버타'(Roberta)에 '피자 게이트'를 거론하며 종업원들을 협박하는 전화가 걸려 왔다.협박범은 클린턴의 국무장관 시절 '이메일 스캔들'을 문제 삼은 뒤 클린턴이 몇 년 전 로버타에서 열린 정치자금 후원자의 생일잔치에 참석한 적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자 게이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으로 내정한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의 아들이 확산을 부추긴 사실이 드러나 더욱 주목을 받았다.플린 내정자의 아들 마이클 주니어는 아버지를 도와 트럼프 정권 인수인계위원회에 참여 중이었으나, 온라인상으로 음모론을 퍼나른 것이 드러나면서 인수위에서 해고됐다.

클린턴은 연설에서 가짜뉴스가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것 뿐만 아니라 '외국의 프로퍼갠다' 공작일 수있다고 주장하면서, "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촉구하기 위해 의회가 초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