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소속된 '정의개발당'(AKP)이 10일(현지시간) 대통령 중심제 개헌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번 개헌안은 터키의 권력구조를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중심제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터키는 헌법상 의원내각제이지만 실상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국정의 1인자 역할을 하고 있다.

개헌안에 따르면 대통령에게 부통령을 1인 이상과 장관을 임명하는 권한이 부여된다.

현재 550석인 의회는 600석으로 늘어난다.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이며 1회 더 중임할 수 있다.

개헌이 확정된다고 해도 현 대통령의 임기는 2019년까지 보장된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에르도안 대통령이 2029년까지 재임할 수 있다.

이번 개헌안 발의에는 여당 의원 316명 전원이 동참했다.

원내 제4당 민족주의행동당(MHP)도 개헌안 작업에 동참했다.

개헌안이 터키의회 550명 가운데 368명 이상 지지를 받으면 의회 표결만으로 가결된다. 330명 이상이 찬성하면 국민투표를 거쳐야 한다.

AKP와 MHP의 의석을 합치면 356석으로,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의하기에 충분하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탄불에서 열린 한 집회에서 "신의 뜻대로, 개헌은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은 2003년부터 2014년까지 터키 총리로 재임했고 2014년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당선 후부터 대통령중심제 개헌을 추진했으나 야당의 반대로 관철하지 못했다.

올해 7월 쿠데타 진압 후 대통령에게 권력이 더욱 집중됐고, 개헌도 일사천리로 추진됐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과 쿠르드계를 대변하는 제2야당 '인민민주당'(HDP)는 대통령중심제 개헌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서민층과 종교계로부터 강력한 지지 덕분에 AKP의 개헌안이 국민투표에서 가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