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을 점점 잃어가는 말을 위해 '눈'이 되어주는 낙타 이야기가 미국의 한 작은 동물원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WGME 등 외신들에 따르면 메인주 케네벡 카운티 윈슬로타운의 한 어린이 동물원에 사는 캐사르와 돌리는 세상에서 둘도 없는 단짝이다.

캐사르는 올해 다섯 살 낙타며, 돌리는 열 살이 넘은 흰색 말이다.

10년간 주인의 손을 탔던 돌리는 최근 시력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거의 앞을 볼 수 없는 상태다.

돌리의 주인 에드와 캔디스는 동네 어린이 동물원의 낙타 한 마리가 외로움에 시달린다는 것을 알고는 자기들이 키우던 말과 친구를 맺어주기로 결심했다.

돌리와 캐사르의 만남은 커다란 시너지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돌리와 캐사르는 우리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좀처럼 떨어질 줄을 모른다. 앞을 잘 보지 못하는 돌리가 휘청대기라도 하면 얼른 캐사르가 옆에서 쓰러지지 않게 받쳐준다. 더불어 돌리는 캐사르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존재가 됐다.

에드는 현지의 한 매체에 “돌리와 캐사르는 마치 원래부터 한 쌍이었던 것처럼 늘 붙어다닌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 돌리는 ‘낙타와 친구’를 맺은 세상에서 유일한 말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물원 관계자는 “앞을 제대로 볼 수 없는 말들은 대부분 안락사된다”며 “하지만 무척 훌륭한 말이라는 생각에 돌리의 안락사를 생각해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낙타와 말을 서로 짝지어줌으로써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각각 하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