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과거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fentanyl)을 복용했다고 밝히면서 필리핀 정부 내에서조차 그의 건강을 둘러싼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AFP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이같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건강 검진을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통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앞서 12일 과거 오토바이 사고로 얻은 척추 계통의 부상 때문에 펜타닐을 복용했다고 밝혔다.

펜타닐은 주로 암이나 다른 만성 질환의 환자에게 처방되는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로 부작용으로 착란, 분노 뿐 아니라 환각 증상까지 야기할 수 있다.

몰핀보다 100배 이상 강력한 효과를 지녔으며 지난 4월 사망한 팝 레전드 프린스를 죽음에 이르게 한 약물로 특히 유명하다.

그는 처방량 이상의 약을 복용해 "약물을 남용하고 있다"는 의사의 권고에 따라 복용을 중단했다고 강조했으나 발언을 둘러싼 우려는 계속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 용의자들에 대한 초법적 즉결 처형 정책으로 국제사회의 규탄을 받고 있는 일명 '마약과의 전쟁'으로 취임 후 지금까지 총 6000명을 처형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펜타닐 복용 발언이 대선 때부터 제기됐던 그의 건강을 둘러싼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대선 기간 암 투병 의혹이 계속 제기됐으나 이를 강하게 부인했었다.

두테르테가 이끄는 민주필리핀당(PDP-Laban) 소속 카를로스 자라테 의원은 이날 AFP에 "의혹을 끝내기 위해 신체 상태를 공개해 그가 어떻게 고통을 관리했는지 설명해야한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정적인 레일라 드 리마 상원의원도 "제기된 우려는 단순히 그의 질병 자체에 대한 걱정 뿐 아니라 그가 복용해온 약물이 특정사안을 결정할 때 그의 정신과 능력에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71세인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 최고령 대통령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