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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나타난 '대구 키다리아저씨'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직원에게 주고 간 1억2000만원짜리 수표와 '소외된 이웃을 위해 써 달라'고 적힌 메모/사진제공=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 News1

이름도 나이도 얼굴도 알려지지 않아 '대구 키다리아저씨'로만 불리는 60대 남성이 올해도 거액의 수표와 함께 '소외된 이웃을 위해 써 달라'는 메모만 남긴채 홀연히 사라졌다.

26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모금회 사무실로 "잠깐 내려오라"는 전화가 걸려왔다.

곧장 달려간 직원에게 60대 남성은 봉투 1장을 내민 뒤 "메모에 적힌대로 해 달라"는 말만 남긴채 자리를 떠났다.

봉투에는 1억2000만원짜리 자기앞수표 1장과 '정부가 못 찾아가는 소외된 이웃을 도와주시면 고맙겠습니다'라는 메모가 적혀있었다.

모금회 측은 "기부자의 뜻에 따라 이름과 나이, 주소 등 개인신상을 묻지 않는다. 60대로 추정되는 그분을 우리는 '키다리아저씨'라고 부른다"고 했다.

고아의 후견인으로 등장하는 명작 동화 속 주인공 처럼 '대구 키다리아저씨'가 등장한 것은 2012년 1월이었다.

당시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찾아 1억원짜리 수표를 놓고 떠났던 키다리아저씨는 이후 매년 연말쯤 모금회 사무실 근처로 직원을 불러내 1억2000만~1억3000만원짜리 수표를 준 뒤 사라졌다.

5년간 6차례 그가 기부한 돈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역대 누적 개인기부액 중 가장 많은 7억2000여만원에 달한다.

박용훈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올해도 잊지 않고 거액의 성금을 기부한 키다리아저씨는 우리 사회의 희망"이라며 "그의 뜻에 따라 소외된 이웃들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