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떠나 해외 은퇴생활 미국인 급증 2010~2015년 사이 17% 증가
베이비부머 무더기 은퇴 현상
캐나다·일본·멕시코·독일순
언어소통·문화적 이해가 문제
미국을 떠나 해외에서 은퇴 생활을 하는 미국인이 늘고 있다.
최근 남편과 사별한 케이 맥커완은 직장을 그만 두고, 집을 팔고, 65세 이상의 자격자에게 주어지는 노령은퇴 연금 수령을 신청한 뒤 멕시코로 살러 갔다. 남편은 2012년 사망했는데 그 전에 부부는 은퇴하면 이렇게 하기로 논의를 마쳤다. 그녀는 "내 은퇴 연금으로 살아갈 수 있는 곳을 찾으려고 애썼다"면서 "이곳 날씨는 퍼펙트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케이와 같이 미국 바깥에서 은퇴 생활을 영위하는 미국인이 늘어난다. 2010년부터 2015년 사이에 그 수가 17% 증가했으며 1946년~1964년 생의 베이비부머 은퇴자가 늘어나는 만큼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자격을 갖춘 은퇴자들에게 매달 연금을 송금해주는 사회보장국에 따르면 현재 40만 명이 해외에서 노령연금을 수령하고 있다. 이들이 살고 있는 외국은 캐나다, 일본, 멕시코, 독일 및 영국이 우선 순위다.
생활비 요인이 해외 이주 은퇴자들이 거론하는 이주 이유 1순위이다. 건강한 은퇴자들은 연금을 보다 효율적으로 쓰면서 "이제 세상을 보고, 체험하고자 한다"고 한 경영대학원 교수는 지적했다.
홀로 멕시코로 간 맥커완은 차팔라 호수 인근 과달라하라 외곽에다 본래 살던 텍사스 때의 비용 반값으로 세를 얻었다. 기후가 온화해 전기 수도 등 공공 요금이 쌌다.
또 여러 나라에서 미국보다 싼 돈에 세탁, 청소, 요리 도우미를 구할 수 있는 장점을 즐길 수 있다.
가장 큰 장애물은 언어 소통과 문화적 이해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병원이나 상점 가는 데 필요한 기본 회화도 갖추지 못한 미국 은퇴자들이 많다.
의료 시설 이용 문제도 크다. 해외 거주 은퇴자들은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은퇴자의 의료비에 큰 도움을 주는 연방 메디케어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와 반대 경우도 있다. 일본에 살고 있는 한 은퇴자는 기본생활 비용이 더 비싼 반면 의료비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한 군무원 출신 은퇴자는 자신의 월 노령연금으로 일본 생활비를 충당할 수 없지만 연 350달러만 내면 일본 국가 의료보험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자랑한다. 의료비 70%가 커버된 데다 군속 출신이어서 나머지도 싸게 커버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단다.
일본으로 가는 미 은퇴자 수가 2010년부터 2014년 사이에 42%가 급증했다. 가장 많이 늘어난 국가인데 현 5만 명 수준인 주일 미군 존재와 관계가 깊다.
미국에서 노령연금을 받고 있는 은퇴자는 4000만 명이 넘으며 수령액 중간값은 2만 달러 정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