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불임' 모기 길러 지카 잡는다..광저우서 '모기공장' 운영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중국이 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불임 박테리아에 감염된 모기 수백만 마리를 기르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중국 중산대학은 미국 미시간대와 손잡고 중국 광저우(廣州) 외곽에 '열대병 제어센터'를 설립했다.

'모기 공장'으로 불리는 이 센터는 매주 500만 마리에 달하는 수컷 흰줄숲모기에 '월바키아'라는 박테리아를 주입한 후 키워낸다.

흰줄숲모기는 아시아 지역에서 지카 바이러스와 뎅기열을 전파하는 매개체다.

하지만 '월바키아' 박테리아에 감염된 수컷 흰줄숲모기는 불임 상태가 돼 암컷과 교배해 알은 낳아도 알은 부화하지 않는다.

이런 방법을 통해 지카 바이러스를 확산하는 흰줄숲모기의 개체 수를 감소시키겠다는 것이 중국 연구팀의 전략이다.

연구를 이끄는 시즈융 교수는 광저우 인근 섬에 바이러스가 주입된 모기를 1주일에 3번씩 방출하자 모기 개체가 96%나 급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기술을 전 세계적으로 활용하고 싶다"며 내년 3월 멕시코에서도 모기공장을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모기에 박테리아를 감염시킨 후 키우는 작업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라고 CNN은 전했다.

센터의 연구원들은 모기 알에 박테리아를 주입한 후 이를 물이 든 선반에 넣어 유충이 될 때까지 키운다.

이후 특수 체를 이용해 수컷과 암컷 유충을 분리하고, 수컷을 플라스틱 용기에 넣어 성충이 될 때까지 키워 방출하지만 이러한 과정에 수개월이 걸린다.

또 제한된 지역에서만 성공한 이러한 방법이 다른 지역에서도 효과를 볼지는 의문이다.

라만 벨라유드한 국제보건기구(WHO) 전염병 전문가는 "흰줄숲모기는 일생에 10번, 150개씩 알을 낳는다"며 번식력이 왕성한 모기들을 모두 박테리아에 감염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