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읽은 한국 소설에 대한 감상을 써봤답니다.



간만에 한국책을 읽었고, 순식간에 읽어 치워버려버렸다.
내겐 그럴만한 책이였고, 그럴수 밖에 없었다.

언제부턴가 소설책에 흥미를 잃은건, 언제나 늘 딴세계의 얘기만을 보는것 같은 이질감을 지울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로야구가 창단했던 1982년을 시작으로 하는 이 책엔 내가 기억하는 프로야구단의 신선한 기억들이, 그리고 그때 국민학교와 중,고등학교를 다닌 사람들이라면 비소를 자아낼만한 작은 에피소드들이 가득차 있었다.
읽는 순간 순간 '맞아. 그때 그랬는데...'라는 감탄사 몇번을 통해서, 난 그들이 어느 소설속의 가공 인물이 아닌, 어느날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난, 같은 동네에서 같은 초,중, 고등학교를 서로 모르게 다닌, 몰랐던 그러나 분명히 같은 시간과 공간을 나누었던 동창을 만난 기분이였다고 하면 맞을려나?

암든 작가는 인천에서 자란 이들이 프로야구 창단 당시 인천의 상징이였던 슈퍼맨 '삼미슈퍼스타'의 초창기 어린이 맴버들이였고, 삼미의 흥망성쇄가 그들의 성장과정과 성장후에 어떤 의미를 지녔는가를 상당히 흥미진진한, 혹은 장난스런 문체로 써나간다.
웃긴건, 그런 장난스런 문체가 알수 없는 감동을 준다는 거다. ㅋㅋㅋㅋ
하긴 '삼미'처럼 이름을 많이 바꾼 프로야구단이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존재했던가. 그것만으로도 '삼미'는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만 한지도 모르겠다.

나중에 화자의 친구가 펼치는 '삼미 슈퍼스타'의 '개똥철학'은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이후에 가장 인상적인 종교론이였고, 철학론이였으며, 음모이론이였다. 적어도 내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