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 (침대 위에서 선잠이 든 여인) 캔버스에 유채, 92 x108cm오르세 미술관

 
  Pierre Bonnard,(French, 1867-1947)
 

[화가와 모델,이주헌 저]이라는 책을 보면 피에르 보나르의 모델이었던 마르트 부르쟁((Marthe Boursin 1869~1942)...그녀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피에르 보나르의 그림에는 마르트 부르쟁(Marthe Boursin 1869~1942)의 이미지만 284점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녀는 심신증을 비롯해 피해망상, 강박증, 신경쇠약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는데 그녀가 목욕을 즐기는 것도 결벽증과 관련이 있는 것이었다지요 그녀는 매우 꼼꼼히 몸을 씻고 비누질도 여러번하고섬세하게 몸을 닦았다고 전해집니다

 그녀의 목욕하는 그림들을 보다 보면 그녀가 금새 물분자들과 섞여 녹아 물과 함께 흘러내려 갈 것 같기도 하고 또 어찌 보면 신전에서 난교를 하는 것을 보면 흥분해 비를 내리게 한다는 풍년의 신 바알신전의 여사제인양 성스러운 의식을 준비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녀가 그토록 씻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지 그녀도 몰랐을 것 같아 보이지 않나요?

 그 책에는 [사랑의 새장에 스스로를 가둔 새]라는 챕터 제목이 붙어 있었는데 보나르는 그녀의 진정한 사랑의 새장이었을까요?

목욕하기를 좋아하는 그녀가 보나르에게 영감을 주었던 것은 확실해 보이지만 말이죠 하지만 그림속의 목욕하는 그녀를 보면 그녀의 사랑의 새장은 보나르가 아니라 그녀 자신처럼 보입니다.

 [욕조 속의 누드와 작은 강아지] 1941~46년경 켄버스에 유채. 122x 151cm. 카네기 미술광 , 피츠버그.

"물 속으로 풀어진 그녀의 몸은 보석보다 더 영롱하고
그녀로 부터 퍼져 나가는 광채는 무지개보다 더 찬란하다"
목욕하는 마르트를 숭배한 보나르의 찬미가 답죠

 보나르의 나이 26세 때 처음 만난 마르트의 나이는 24세 만난 그들은 연인으로 뜨거운 사랑은 나눴지만 공식적인 반려로 삼지 않고 두 사람이 결혼식을 올린 것은 1925년이었다니 무려 32년 간 예술을 위해 한 지붕 아래 함께 살고 일하면서도 합법적인 부부의 연은 맺지 않은거죠

마르트의 남다른 목욕 취미등 그녀의 사생활을 깊이 사랑하고 즐겼다고 해서 보나르를 앵티미스트(Intimist) 라 부르지요 식탁을 주제로한 그림도 많이 그렸습니다.
마르트가 결국 죽음으로써 그의 곁을 떠난 뒤 그녀의 침실을 굳게 잠그고 열지 않았다고 해요
하지만 제 눈을 잡아 끈 것은 물속으로 녹아 곧 수채구멍으로 사라져 버릴듯한 마르트의 목욕하는 그림들 사이 보이는 [남자 그리고 여자(Man and Woman]라는 제목의 그림이었습니다

 Man and woman, o/c 115 x 72.5 cm, 1900, Paris

젊은 날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눈 뒤 서로의 상념속으로 빠져드는 모습을 그린 그림인데요.

조금전까지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누었던 침대에도 그녀의 몸에도 햇살이 쏟아집니다.하지만 병풍을 사이에 두고 옷을 입고 있는 듯한 남자의 몸은 어둡습니다.바람이 빠진 그의 풀주머니(pennis)는 통쾌한 배설의 쾌감조차 잊은 듯 합니다.

몸에 쏟아지는 햇살과는 달리 고양이에게 뭔가 말하는 그녀의 수그린 얼굴은 오르가즘의 여운같은 것도 남아 있지 않고, 에너지를 충전받은 흡족한 포만감도 없이 위축되어 마치 불감증에 걸린 여자 같아 보이고 병풍을 사이에 두고 옆에 서있는 남자와 유리되어 보입니다
 

남녀 사이에 그림을 반으로 극명하게 가르며 어두운 병풍을 그린 것은 저자의 해설처럼 사랑하는 남녀사이에도 넘지 못할 간격이 있음을 보나르는 말하고 싶었던 것 일까요?

늘 곁에 두고 그녀를 끈임없이 그렸던 보나르 영혼은 자기 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마르트 영혼을 흠모했을 뿐 가까이 갈 수 없었기에 마음편히 정착 할 수 없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하긴 처음부터 마음이 정착할 곳이란 없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女그리고 男 영원히 치유되지 않은 "선천성 그리움" 을 앓으며 살아가야만 하는 걸까요?..

그림 속 병풍의 이야기를 환청처럼 듣습니다

....당신이 내게 원하는 게 뭐야.......
....나는 당신에게 뭘 원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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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있을까?..........
....당신은 내가 늘 원하던 당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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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당신은 나를 원하게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그렇더라도............
....난 당신을 원해.....간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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