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엣 비노쉬 와 조니 뎁 이 나오는 영화입니다.
좀 지난 영화일 거에요. 언제것인지 생각도 나질 않으니...
원래 줄리엣 비노쉬를 안 좋아해서 그때는 일부러 안 봤는데, 지금 보니 상당히 재미있고 완성도도 좋은 작품이란 생각이 듭니다.

줄리엣의 몸에는 방랑 부족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그녀는 늘 이곳 저곳으로 바람이 서쪽으로 불때 떠나곤 합니다. 정착하는 곳에서 만드는건 초코렛. 그 초코렛은 보통 초코렛 하고는 틀립니다. 그 초코렛 속에는 인간의 맘을 적셔주고, 숨겨진 욕망을 만족시켜주는 신비한 비법이 있습니다. 그 비법은 줄리엣의 가족에게 대대로 내려오는 일종의 마법과 같은 거지요. 그녀 또한 어떤 사람이 어떤 맛을 좋아하는지 단번에 알아 맞추는 신통력이 있습니다. 인간의 내면에 감추어진 맘을 읽는 힘이 있는거지요. 그런 그녀에게는 딸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결혼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어린 딸과 함께 때가 되면 여기 저길 떠돌아 다닌다는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육체적으로도 그렇고 정신적으로도 그렇지요. 더구나 타지에는 늘 환대보다는 배타가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그런 모녀가 이번에 정착한 곳은 프랑스의 작은 마을입니다. 굉장히 카토릭적이면서 보수적인 곳이지요. 그곳엔 신부보다도 더 종교적이니 믿음이 강하고 마을의 도덕적 규감을 스스로 만드는 시장이 있습니다. 타지에서 사람이 왔다는것도 그다지 탐탁지 않은데, 더구나 미혼모인 그녀가 종교적 금욕기간에 초코렛 가계를 연다는것 자체가 그에게는 너무도 용납하기 힘든 일이지요. 더군다니 그 화려한 옷의 색깔하며...
그 둘은 곧 팽팽한 긴장의 연속인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사실 보수를 무조건 나쁘다고 말 할 수는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변화 역시 항상 옳은건 아니지요. 한곳에서 오랫동안 그곳을 어떤 식으로든 지배하고 있는 집단은 보수화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반면 여기 저기를 끊임없이 떠돌아야하는 집단은 늘 변화에 능동적이고 뚜렷한 자신의 주관이 있을 수 밖에 없지요.

이 영화는 그 둘의 적당한 갈등과 타협을 보여줍니다. 지나친 종교적 금욕이 지배적인 그 마을은 무채색의 사람들이 거리를 지나다닙니다. 그러나 타지에서 온 자유로운 생각의 소유자은 다양한 색깔의 옷 차림으로 나타나는지요. 영화의 주제나 흐름만큼이나 재미있던건, 마음 사람들의 옷 차람과 타지인들의 옷 차림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금욕 속에 감추어진 자신들의 본능을 인식하고 인정하는 순간 마을 전체는 화려한 색감으로 변합니다.

줄리엣의 의상이 인상적이였구요,
아버지가 없다고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 줄리엣의 딸이 '아버지가 없는게 아니라 누군지 모르는것 뿐이다'라는 대사와,
왜 엄마는 다른 엄마들처럼 평범한 구두를 신지 않고 빨간 구두를 신냐는 딸의 불만에 ' 남들과 다르게 산다는건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하는 그러나 소신 있게 던지 줄리엣의 대사가 인상적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