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의 최근 작품이죠.
위안부 누드 사건으로 말썽이였던 이승연 주연 작품이기도 하구요.

제가 본 김기덕 작품 중 제일 학대나 표현 강도가 낮은 영화였습니다. 보기 거북한 장면이 없었다는 소리죠.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보고 있으면 어딘가 모를 거북한 장면들이 항상 등장했거든요. 암든...

혹시 나쁜 남자 보신분들 있으시면 아실겁니다. 영화 내내 조재현 한 마디도 안 했던 거요. 이번이 그 2탄 입니다. 남자 주인공 한마디도 안 합니다. 맞으면서도 비명 한 번 안 지릅니다. 이 승연 마지막에 약간 대사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승연의 연기중 최고라는 생각이 듭니다.

빈집만 찾아 들어가 조용히 자고, 먹고, 고장난 것 고쳐주고, 빨래해주고 그렇게 마치 자기집처럼 잠시 있다 나오는걸 반복하는 남자가 있습니다. 배울만큼 배웠고, 얼굴도 나름대로 생겼고, 비싼 오토바이도 몰고 다니는 그가 왜 빈 집만 그러고 다니는지, 가족사항은 어찌 되는지 모릅니다.
예전엔 잘나가는 모델인 듯한 그녀. 부자인 남자와 결혼해 힘든 자신의 친정을 도와주며 사는데, 남편이 성격적으로 이상하고 폭력성이 강합니다. 그러면서도 아내의 사랑에 목말라 있지요.

사실 김기덕의 영화는 그 영화에 나오는 소품이라던가, 주인공의 행동에 많은 상징성이 있는거 같습니다. 단순한 스토리로 그의 영화를 얘기하기엔 좀 무리가 있는거 같거든요. 그리고 전 그의 영화를 한 번 이라도 잘 이해한 적이 없습니다. 웃긴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그의 영화는 보게 된다는거지요.

보는 사람마다 시각이 틀리겠지만, 여자는 빈집에 사는 남자를 통해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자신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거지요. 억압으로부터의 해방?
만약 왜 남자가 빈집만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집 처럼 생활 하는지, 왜 꼭 손 빨래만을 고집하는지, 왜 모든 고장난것을 고치는지, 그리고 그림자 놀이의 의미를 나름대로 읽으시면 재미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저처럼 그 의미에 별 신경쓰지 않아도 나름대로 괜찮게 보실수도 있구요.

원래 김기덕 감독 영화를 보셨으면 이 영화도 괜찮을거 같구요, 그의 영화가 늘 그렇지만 모두를 위한 영화는 아니란 생각은 듭니다.

개인적으로 괜찮았던 장면은 마지막에 남자가 여자의 남편 뒤에서 여자와 사랑의 대화와 미소를 나누는 장면인데, 뭐라고 할까 둘이면서 하나, 떨어져 있으면서 하나가 되는 그런 느낌이 들어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