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도 대륙횡단 여행의 꿈을 많이 꾼다더군요.
그렇지만 정작 다녀오기가 쉽지 않다 들었습니다.
저희 가족은 지난 여름에 34일 동안 동부에서 서부를 돌아 다시 동부로 되돌아 오는 왕복 횡단 여행을 했습니다.
무슨 여행 후기까지 쓰냐는 생각에 망설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인생 최고의 가족여행이었고 가족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 여행임을 새삼 깨닫게 되면서 다른 분들도 기회를 가져봤음 하는 생각에 글을 올리기로 했습니다.
저희 가족은 남편의 연수 기간 1년만 미국에 체류하는 상황입니다.
이번 12월 말에 귀국하구요.
모두들 미국 가면 꼭 여행을 많이하라 조언들을 했지만 금전적인 문제와 시간 또한 장기 여행 계획을 세우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다시 오지 않을 기회를 놓친다는 건 안타깝다는 생각과 함께 지금의 가족 조건이 최상이란 결론하에 가족 회의를 열어 여행을 결정하고 고2인 둘째의 여름 방학 시작에 맞춰 바로 출발했답니다.
시간이 흐르고 되돌아 보니 여행도 인생의 공부였고 고생도 공부였단 생각이 많이 듭니다.
미국에서 계속 생활하시는 분이나 잠시 체류하시는 분도 한 번 좋은 경험을 해보셨으면 합니다.
짧게나마 저희가 여행한 작은 정보를 드린다면..
가족구성 :남편, 저, 대학생 아들1, 고2 딸1
- 남편과 아들, 그리고 저까지 세명이 운전을 할 수 있어 왕복 여행이 가능.(주로 남편과 아들이 운전)
자동차 : 긴 여행에 적합하기 위해 suv 차량입니다.-- 출발 전 타이어 점검(타이어 네개 모두 교체하고 출발했음. 중간에 엔진 오일도 1회교환)
숙박 : 주로 사설 캠프장인 KOA 많이 이용. 그외 모텔.
- 침낭이 필요하지만 사설 캠프장은 음식냄새 걱정 없어 마음껏 김치찌개 끓여 먹고 고기도 구워 먹었음.
주로 시내 여행에는 시내 근처 모텔 이용하고 그외는 거의 캠프장 이용. 사설 캠프장은 회원 가입시 숙박비 10% 할인이 되며, 전기, 샤워, 냉난방 모두 되어 있어 편리했음.
입장권 : 국립공원은 국립공원 입장카드 (80불이며 1년 동안 사용가능-인터넷 신청해서 집으로 보내줌)를 사용했으며 미국내 모든 국립 공원은 이 카드 하나로 입장 (참고로 대부분 국립공원 입장료는 차량 한대에 25불 이었음)
지도 : AAA 가입하면 모든 지도 공짜로 제공해주며 여행 계획에 많은 도움을 줌. 여행 안내 책자를 한보따리 받았음.- 그러나 지도보다는 네비가 유용했음.
음식물 : 김치를 1회분씩 지퍼백에 담아 아이스박스에 넣고 하나씩 꺼내 사용.--지나고 나서 보니 큰 도시엔 모두 한인 타운이 형성되어 있고 그곳에서 김치등 한국 반찬류 구입 가능했음. 지나치게 많이 준비했다고 남편에게 한 잔소리 .장조림이나 김, 참치캔 등이 좋았지만 아이스박스 얼음채우기와 반찬 보관이 제일 힘들었던 사항. 컵라면을 많이 먹었고 유명 음식 있는 지방에선 특징 음식 사먹어 보고 도로위에선 주로 야채 많이 든 패스트푸드 먹고 레스트에어리어 있는 곳에선 컵라면 많이 끓여 먹음.
그릇: 코펠 한 세트로 모두 가능, 작은 전기밥솥, 전기곤로, 휴대용 부탄 가스렌지 준비.
옷 : 6일치 정도만 준비하여 5일 정도마다 세탁하여 사용.(특히 사설 캠프장은 세탁시설 너무 잘 되어 있었음.)
대충 큰 줄거리 입니다.
아이들이 어릴 땐 조금 힘들 것 같네요.
동부 및 서부에서 쉽게 갈 수 없는 러쉬모어와 옐로스톤을 가볼 수 있었다는 것과 아치스 및 데빌스 타워, 그리고 모뉴멘트벨리. 특히 데스벨리에서의 숨막히는 더위는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사막도 잊을 수 없지만 캘리포니아주 국도 해안도로는 5시간 넘게 태평양을 바라보며 신비한 미국의 자연을 경험할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미국의 거대한 자연을 구석 구석 경험하고 느끼고 올 수 있었던 것이 저희 아이들에겐 어떤 여행보다 의미있었습니다.
돌아와서 전체 결산해보니
숙박비와 주유비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네요. (전체 경비-6천불 정도 사용)
--아이들은 매일 여행 일기를 쓰더군요. 저는 매일 경비 기록과 결산.
남편과 아이들이 볼멘소리로.. 그러니 우리가 얼마나 못먹고 살았냐고 합니다.
저의 생각...이번 여행은 맛기행이 아니었으므로..
사는 일이 그리 쉽고 단순한 일이 아니므로
살면서 늘 훌쩍 떠나보는 꿈을 꾸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지치고 힘들때 꿈도 꾸어 보시고 한 번 실행도 해보세요.
지나고 보니 정말 좋은 추억이네요.
